기다림 4

           곽춘진

오늘인가 내일인가 기다린 사람

오마 오마 하던 사람

이제야 왔습니다. 내 곁에

한날 한날 기다리며 보냈던 날들은

민족의 아픔과 고통에 버금 한 세월

머리맡 책상 위에 얹힌 낡은 사진

내 어머니 백발 되도록 기다리게 한 당신

그탓인가 당신은 항상 내 곁에 있은 듯 한데

가는 세월 오는 세월 감과 옴이 다른 건가

내 어머니 하루 새며 하늘 본 게 얼마던가

긴 날들 돌아 돌아 이제야 태극보褓

마주함은 어머니의 몫이건만

저 세상 어머니의 마음으로 생각해도

설렘과 두려움 뿐

힘든 날들 겪고 더 힘든 아픔 안으니

처음 마주한 유골함에 

쓸쓸함도 소중한 목숨의 한 끝임을

느낍니다

다시 깨어나도 자유보다 버리고 싶은 자존

내 어머니 저승에서 먼저 만났으려나

그때 어린 내가 기억에도 없는 당신을 

당신을 아버지라 부르며 유고함을 감싸 안으니

조용히 느껴보는 내 아버지의 육신, 체온

온몸이 떨리며 나도 몰래 흐르는 눈물.

기다림의 속박이 외로움 보다 반갑든가

아침 해는또다시 망각의 밤 이야기로 오고 

그래 이제 만나서

좋으면 됐지 뭘 더 깊은 생각인가.